'포항제철' 가스누출로 아빠 죽은 줄 모르고 기다린 6살 아들
[인사이트] 강동극 기자 = 포항제철에서 발생한 가스누출 사고로 숨진 피해자들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5일 연합뉴스는 6살 난 아들을 두고 세상을 떠난 포항제철 가스누출 사고 피해자 안모(31) 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날 오후 4시경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항제철소 산소공장에서 안씨를 포함한 외주업체 근로자 4명이 유독가스로 인해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산소공장 충전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새어 나온 질소가 이번 사고의 원인이었다.
피해자들은 사고 이후 포항 시내 병원으로 분산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모두 명을 달리해야만 했다.
사고로 숨진 피해자 안씨는 평소 과로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로를 해야 할 만큼 많은 업무에도 그가 직장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사랑하는 아내와 올해 6살된 아들 때문이었다.
실제로 안씨의 친구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숨진 친구가 회사에 들어간 지는 3~4년 정도 됐다"며 "한 달에 150~200시간 근무한 적도 있을 만큼 업무가 많다고 했다"고 전해 평소 안씨의 업무량을 실감케 했다.
숨진 안씨 외에도 열심히 사회생활에 적응해 나가다 숨지게 된 20대 주모(26) 씨의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군 제대 후 바로 구직활동에 나서 일을 시작하게 된 주씨는 안씨와 마찬가지로 과로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씨의 친구 B씨는 인터뷰를 통해 "평소 하는 일이 위험하고 힘들다는 말을 했다"며 "하지만 쉬는 날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며 한 달 내내 일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고 당시 피해자 4명 모두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은 "작업현장에 가스가 새고 있었지만 이를 알리는 경보음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다"며 포항제철에 안전관리 부실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제철소 관계자를 상대로 이번 사고의 경위와 안전관리 문제점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26일 포스코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에게도 심심한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회사는 책임감을 갖고 고인들과 유가족분들께 회사가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후속 수습에 정성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